먹거리 이야기

[전남 광주] 영미오리탕 그리고 느좋카페 CODA

[서현아빠] 2025. 6. 7. 11:12

기분 좋게 대선이 끝난 뒤, 처음 맞이하는 연휴.
그래서 간만에 바람을 쐬러 가 보기로 한다.

말로만 듣고, 방송으로만 보던 광주의 오리탕집을 한번 가보는 것으로…
내가 사는 곳, 경남 김해의 오리탕은 그냥 오리불고기 고기 장만하고 남은 서더리뼈로 맑게 끓여내는 것으로, 땡초 넣구 마늘넣구 무 넣구 해서 맑은 탕으로 끓여내는데, 광주의 오리탕은 다르다고 해서 한번 맛보러 갔다왔다.

사실 맛집 소개방송 등으로 자주 나왔었는데, 가장 심각하게 가보고싶다 먹어보고 싶다고 생각하게 만들어 줬던건, "맛잇는 녀석들"이었다. 그 방송은 일단 먹고보자 분위기가 많은데, 정말 맛나게 먹더라는...ㅎㅎㅎ

위치는 아래와 같고, 광주외에 지점은 몇개 없는거 같더라.

https://map.naver.com/p/search/%EC%98%81%EB%AF%B8%EC%98%A4%EB%A6%AC%ED%83%95/place/11718943?c=15.00,0,0,0,dh&placePath=/home?entry=pll&from=map&fromPanelNum=2&timestamp=202506071037&locale=ko&svcName=map_pcv5&searchText=%EC%98%81%EB%AF%B8%EC%98%A4%EB%A6%AC%ED%83%95

 

네이버 지도

영미오리탕

map.naver.com

 

일단 간판부터 짜세가 나온다. 여기는 무슨 오리탕 골목같은게, 비슷한 이름의 오리탕집(영양오리탕)도 있고, 원조라 칭하는 집도 있고, 정말 사람 많았다. 거기다 이 날이 기아와 한화의 야구경기가 있는 날이라 한화를 원정응원하러 온 사람들이 오리탕 먹으로 많이 왔다.

한화 유니폼 보이쥬? 아주 쏠찬이 왔다니께...ㅎㅎㅎ

주차장이 몇군데 있던데, 이건 식당 바로 옆으로 한 4대 정도 주차할 수 있고, 별관으로 들어가는 길 옆에 있다.

대기표. 한시간 정도 기다린거 같다.

아주 단출하게, 세식구라서 한마리로 주문. 저 미나리가 참 요물이었다. 통통한게 왠지 질겨보이는데, 오리탕 국물에 살짝 데쳐서 먹으면 아주 부드럽게 씹히는게 이건 뭐 봄에 청도에 미나리먹으러 갔을때 느꼈던 그런 부드러움이었다고 할까?... 향은 그닥 쎄지 않아서 애기들도 맛나게 먹을거 같더라.

저 들깨육수에 끓는 오리탕을 먹고싶어서 김해에서 진주경유해 딸랑구 태우고 광주로 달려오니 분명히 아침9시에 출발했는데, 도착하니 2시가 다되어가더라는....ㅠㅠ 김해에서 진주까지 고속도로로 거의 두시간이 걸렸다.... 오지게 막히더라...

우리집 사모님 말씀이 "우리가 이렇게 나왔는데, 딴 사람들은 오죽하것나... 선거도 잘 마무리 되었겠다 맘 놓구 놀러나온거지 뭐..." 그런데 뭐 쌉인정이었지.... 원래 사모님 말씀 잘 들어야 안 쫓겨난다드라...ㅋㅋㅋ

이거 정말 매력있었다. 김해에서 부산에서 오리탕 먹을때는 왠지 넘 먹다남긴 뼉다구로 끓인거 같다는 생각도 들었고, 심심하게 담백하게 뭇국같이 끓여진게 이게 오리탕인갑다 하고 살았는데, 그래서 주로 오리불고기 오리백숙 하는 집에서 팔고있고, 오리불고기 맵고짜게 먹고나서 입가심으로 주로 먹었었는데..... 속았다는 기분이 들드라...ㅋㅋㅋ

광주와서 이걸 먹어보고 나니, 아.... 그 시간을 투자해서 먹으로 올만 하다... 또 오겠구나... 싶었다. 특히나 한마리 실하게 다 들어있어서, 오리탕이란게 살고기가 이렇게 많이 들어있는건가 싶기도 하더라는...ㅎㅎㅎ 한여름이 오기전에 보양식 찐하게 먹고왔다.


자알 먹고, 뿌듯한 마음으로 커피를 먹으러 가본다.
딸랑구가 느좋(느낌좋은)카페를 찾아놨다고 해서 일단 광주아시아문화센터에 주차를 해놓구 걸어가기로 한다.

길가에 수국도 펴있고, 여기가 예전에 전남도청이 있던 곳인데, 리모델링으로 볼곳, 즐길곳을 많이 만들어 놔서 문화의 중심지라고 해도 될만한 곳이더라. 전남도청도 이제 복원해서 다시 보여준다고 하니 역사가 또 한번 바로서는 계기가 되었으면 했다.전일빌딩인가 그 빌딩 벽면에 남아있던 탄흔도 보고, 민주화는 피를 먹고 자란다는 말이 실감나던 시간이었다.

보수든 진보든 간에 민주화가 선행되지 않으면 그 어떤 집단도 자기 의견과 주장을 자유롭게 펼치지 못할 것인데, 요즘 어느 한 쪽으로 편향되어서 우리 자신을 비하하고, 5천년 역사에 끈질기게 남아있는 그 징그러운 사대정신을 또다른 언어로 각색하여 강요하는 것들이 너무나 안타까웠다. 

그렇게 아시아문화센터에서 걸어서 한 10분 정도에 도착한 곳은 딸랑구 말로는 요즘 느좋카페라고 하던데, 그래서 그런지 분위기가 왠지 좀 색다르고, 통통튀는 젊은 사람들이 그득그득한 카페였다는...

아마도 광주에서 좀 힙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었나 보다. 그래서인지 사모님과 나는 딸랑구에게 "야... 우리가 와도 되는 곳이가?"를 연달아 물었더라는....ㅠㅠ

https://map.naver.com/p/entry/place/1280763244?lng=126.9241613&lat=35.1502787&placePath=/home?from=map&fromPanelNum=1&additionalHeight=76&timestamp=202506071052&locale=ko&svcName=map_pcv5&entry=plt&searchType=place&c=15.00,0,0,0,dh

실내 인테리어, 실외 익스테리어 다 독특했는데, 같은 분위기가 연결되지 않는 저마다 개성을 갖춘 테이블과 의자... 그리고 노출콘크리트 천정과 획일화 되지 않은 조명.... 분위기 근사했다.

익스테리어는 가정집을 그냥 외부는 창과 문 정도만 교체하고, 그냥 집 정원에 있는 느낌으로 가볍게 가볍게....

음료도 독특한 것들이 몇개 있던데, 나는 그냥 플렛화이트, 사모님은 오렌지에이드.. 그리고 딸랑구는 말차레몬에이드로 하고, 여기까지 와서 그냥 이것만 먹기는 아쉬우니 망고케익을 시켰다.

케익은 뭐 망고가 들었는데 맛이 없다면 그건 케익도 아닌거라고 생각하는데, 맛있었고 너무 달지않아서 더 좋았다. 플렛화이트는 향이 튀지 않는 원두로 고소한 맛을 위주로 포인트를 줬는지 부드럽고, 입안에 남아있는 느낌이 억지스럽지 않아서 좋더라는...

괜히 카페 넵킨을 배경으로 해서 한장...ㅎㅎㅎ 

아쉽다면, 카독하는 사진을 한장 찍었어야 되는데.... ㅠㅠ 분명히 카메라는 Z6ii 들고 갔는데, 왜 안찍었을까...ㅠㅠ

하루 날잡아서, 오리탕 먹고, 커피먹고, 옛 전남도청 자리도 가보고, 전일일보 건물의 총자국도 보고... 김해에서 왕복 한 450키로 해서 갔다왔지만 그래도 기분좋게 보낸 하루였다. 

오리탕 먹으러 또 가고싶다... ㅎㅎㅎ